“文정부, 힘 실어줬는데 노동 역주행” 민주노총 대규모 집회

“노동자와 시민이 그리 막강한 힘을 쥐여줬지만 문재인정부는 적폐청산, 노동기본권 확대, 재벌개혁 등 개혁 과제를 방기한 채 끝내는 역주행으로 폭주하고 있습니다.”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은 주말인 9일 서울 여의도 마포대교 남단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전국 노동자대회’ 대회사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이날 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10만명이 운집했다. 참가자들은 “노동 존중 사회와 차별 없는 일터를 보장하라”고 촉구하며 문재인정부의 각종 노동정책을 비판하는 한편, “노동법 개악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회사에서 김 위원장은 “지금은 정부가 노동개악의 운을 띄우면 국회가 더 많은 개악을 요구하는 ‘노동 절망 사회’”라며 “정부·자본이 2000만 노동자의 기본권을 짓밟는다면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총파업 투쟁으로 반격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더 낮은 곳을 향해 조직하고 투쟁하는 전태일 정신이 민주노총 정신”이라며 “이를 계승하는 것이 우리의 시대적 소명”이라고도 했다.

특히 노동현안 중 하나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관련 법 개정이 민주노총의 주 타깃이 됐다. 유연근무제의 일종인 탄력근로제는 특정일의 노동시간을 연장하는 대신 다른 날의 노동시간을 단축해 평균 노동시간을 법정노동시간에 맞추는 제도다. 현행법상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은 2주 이내 혹은 3개월 이내인데, 재계는 이 기간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해온 반면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여의대로 편도 모든 차로를 이용해 국회 방향으로 행진했다. 대회 도중 한 참가자가 통제용 펜스를 설치하던 경찰의 멱살을 잡는 등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대회에 앞서 시내 곳곳에서는 단위 노조들이 사전대회 성격의 집회를 열었다. 곳에 따라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지는 곳도 있었다. 경찰은 서울시내에선 가급적 지하철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보수 성향 단체들도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범국민투쟁본부는 광화문에서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대회’를 개최한 뒤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우리공화당이 서울역에서 연 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을 지나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오후 6시부터는 서초동 일대에서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 등을 요구하는 시민참여 문화제가 열린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