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권력유지 조바심 여전해 ”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북한 새 미사일 명중도 향상돼

<기자> 북한이 ‘자위적 국방력 강화에 공헌’했다는 명분으로 국방분야 과학자들의 군사칭호를 올려줬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잇따라 이뤄진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끝내면서 대대적인 포상에 나선 건데요, 마키노 위원님, 북한이 ‘위력한 새 무기체계들’이라고 자화자찬한 새 탄도미사일 개발의 의미를 먼저 짚어주시죠.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원래 ‘주체무기’라는 이름으로 오래된 재래식 무기를 현대화해야 한다고 지시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2016년 3월 4일 조선중앙통신은 당시 김 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방사포 발사를 현지 지도하면서 4년 전부터 이런 신형 무기를 제안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스커드나 노동 미사일은 30년 전에 개발한 무기여서 명중정도, CEP(Circular error Probability)라고 하는데, 스커드라면 대체로 2-4킬로미터 오차 범위에 떨어지면 된다고 했는데 김 위원장의 지시로 현대화하면서 요즘엔 300미터 범위에서 명중할 수 있는 정도로 정밀화됐다고 합니다. 김 위원장은 그렇게 정밀화, 무인화, 유도화를 하라고 지시해왔다고 합니다. 북한이 이번에 계속 발사하고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신형 방사포도 김 위원장이 유도무기라고 강조했는데 그건 주체무기라는 걸 강조하려는 의도입니다. 한편으로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새로운 무기, 강한 무기, 더 강한 무기를 원하는 성향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군사칭호를 올려줬다는 소식도 그런 새로운 무기를 개발한 사람들을 높이 평가했다는 의미입니다.

<기자> 그런데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 다음에 굳이 재래식 무기 개발에 자원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에서 경제개발에 힘을 쏟을 거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하지 않았나요, 북한이 이런 새로운 무기체계를 계속 개발해야 할 필요는 뭔가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북한은 아시다시피 자금도 많지 않고 (핵을 가진 마당에) 이렇게 무리해서 (재래식)무기를 개발할 필요가 없지 않나, 하는 시각이 있다는 걸 저도 알고 있고 공감합니다. 일본 정부 내에도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1천 발 이상 갖고 있는데 더 이상 필요없지 않겠나 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끊임없이 자신의 권력유지를 빈틈없이 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 위원장의 몸무게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거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거나 하는 얘기도 김 위원장이 권력유지에 조바심을 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무기개발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할아버지∙아버지 비해 모자란다는 절박감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신형무기를 많이 갖고 있으면 권력유지에 어떤 도움이 된다는 말씀이신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신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비해서 모자란 점이 많다며 절박감을 항상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 주변에서는 김 위원장에 대한 신격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합니다. 주체무기뿐 아니라, 예를 들면 제가 요즘 서울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최근들어 (북한이 김 위원장에 대해서) 선전선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같은 고층아파트에 대한 현지지도라 하더라도 할아버지나 아버지는 그냥 밖에서만 보고 있었는데 김정은 위원장은 끝까지 지켜보고 꼼꼼하게 지시한다고, 그런식으로 얘기한다고 합니다. 또 할아버지나 아버지는 신격화만 얘기했지만 김 위원장은 신격화만 하면 사람들이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할 테니까 솔직하게 자신이 능력이 없다거나 부족하다거나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면 자기 권력에 신빙성이 생긴다고 그렇게 지시한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권력 유지에 너무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 국방분야에서는 주체무기 개발에 애쓰고 있는 게 아닌가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지금 한국을 방문중이신 데요, 한국내 국방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의 신형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단 신형 미사일은 계속해서 고도 40-50 킬로미터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특이한 비행기동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는데요 현재 한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패트리엇트, PAC3는 요격할 수 있는 고도가 주로 22킬로미터까지이고 주한미군이 배치한 사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40-150킬로미터 고도까지 요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지금 개발하고 있는 미사일은 요격하기 어렵다는 말이지요. 제가 만난 한국내 전문가들은 미국이 배치를 서두르고 있는 PAC3 MSE (고도 40 킬로미터까지 요격 가능) 정도가 아니면 북한의 새 미사일을 요격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역으로 보면 북한이 지금 시험중인 미사일은 명백히 한국과 주한미군에 대한 억지력 차원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단거리나 중거리 미사일에는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으니까 많이 가지지 못하더라도 큰 억지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미국 움직이면 한국 따라온다고 믿어

<기자> 북한은 이처럼 한국을 겨냥한 단거리 미사일 개발뿐 아니라 최근에는 외무성과 관영 매체를 통해 한국을 향해 막말에 가까운 수준으로 원색적 비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미훈련에 대한 해명이 없으면 남북 간 접촉 자체가 어려울 거라는 주장도 내놓았는데요, 북한이 유독 한국에 대해서 냉랭한 배경과 북한의 노림수는 뭘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저도 서울에서 몇 차례나 한국정부 관계자에게 확인했는데 요즘 남북관계는 전혀 움직임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개성에 있는 남북연락사무소도 회의를 하긴 하지만 표면적인 얘기만 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질적인 움직임이 없구요. 김정은 위원장으로선 일단 북한과 미국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한국은 반드시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북한이 한국보다 우위에 있다, 그러니까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지위다, 그런 걸 북한 주민들에게 강조하면서 자신의 신격화에 이용하고 있지 않을까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서훈 한국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4월 장금철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판문점에서 회동했다고 한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장금철 신임 통일전선부장에 대한 한국 내 평가는 어떻던가요?

마키노 요시히로: 장금철 부장은 한국정부 관계자 말에 따르면 과거 사진과 기록을 보면 남북관계 회담에 나온 건 사실이지만 인상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과거 김영철 전 통전부장처럼 한국 측에 깊은 인상을 남겼던 그런 정치력이 있는 인물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통전부 자체가 대미외교에 실패해서 요즘 북한의 외교라인에서도 배제되고 있구요 김 위원장 자신이 지금 남북관계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자동적으로 통전부의 역할은 현 시점에서는 많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장금철 부장도 어려운 입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북 관심은 오로지 미국의 태도변화 여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친서를 받았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작은 사과가 담겼다는 설명도 있었는데요, 곧 실무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어떤 점을 눈여겨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실무협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약속이니까 시작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친서와 관련해서는 일단 주고받고 했다는 사실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 이외에 김 위원장이 사과했다거나 대단한 내용이었다거나 그건 그냥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북미관계가 좋다는 걸 강조하고 싶은 그런 정치적인 의도에 따라 나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북한의 관심사항은 오로지 미국의 태도가 바뀔지 안 바뀔지, 예를 들면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되풀이 강조하고 있는, 완전한 비핵화까지는 제재완화는 없다는 그런 입장이 바뀌었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상황입니다. 그런 부분이 바뀌지 않는 한 북한도 일단 트럼프 대통령과 약속했기 때문에 실무협의는 응하겠지만 구체적인 진전이 없을 걸고 보고 있구요,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수사에 따라 우리가 왔다갔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러니까 미국의 입장은 여전히 그대로라는 말씀이시네요?

마키노 요시히로: 그렇죠. 일단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완전한 비핵화 때까지 제재완화는 없다고 하니까 북한이 이전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얘기했던 것처럼, 미국의 태도가 바뀌는지를 보고 있다고 하니까 태도변화가 없다고 하면 제가 보기엔 만약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만 하지 않았다면 북한은 전화로 미국에 태도변화 여부를 물어보고 만약 미국이 애매한 태도를 보이면 그냥 ‘됐습니다’라고 할 듯합니다. 그 정도니까 일단 만난다고 하더라도 그건 오직 트럼프 대통령과의 약속을 지키는 차원이니까 만약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 이전에라도 제재완화를 해주겠다고 하면 실무협의에서 많은 진전이 있겠지만 그게 아니면 실무협의가 열려도 별 의미는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북∙중 밀무역은 충분히 작동하고 있는 듯

<기자> 마지막으로 북한이 심각한 가뭄 탓에 올 해 작황이 좋지 않을 거라는 국제기구의 전망이 나왔습니다. 북한의 최근 식량상황에 관해 들어보셨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서울에서 한국내 북한 전문가들과 의견 교환을 많이 했는데요 그 분들의 평가로는 평양뿐 아니라 지방 도시들도 물자가 많이 왔다갔다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분들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 사이의 밀무역은 충분히 작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 당국이 간부들에게 배급해야 하는 식량은 좀 모자라는 부분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니까 김 위원장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그런 차원에서 국제기구에 식량이 부족하다고 호소하고 있지 않나 생각하구요. 결론적으로 북한이 아직은 식량상황이 심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