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사람보다 당진을 더 사랑하는 남자

한 달 주유비 220만 원, 연간 14만km 주행, 3~4년에 한 번씩 차를 바꾸는 사람. 전국 방방곡곡 가보지 않은 곳이 없고, 요즘 같은 날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바쁜 사람이 있다. 행사 전문사회를 맡고 있는 성대원씨다. 당진에서 태어났거나 당진에서 살고 있진 않지만, 당진사람보다 더 당진을 잘 알고 있고, 당진이 좋다는 그는 즐거운 축제가 펼쳐지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지 만날 수 있다.

뮤지컬 배우 출신에 다재다능
 

 
많은 사람들은 그가 무대 위에서 재치 있는 입담으로 사람들을 웃게 하고, 행사를 진행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지만 그는 사실 뮤지컬 배우 출신으로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어렸을 때부터 예능 쪽에 재능을 보였던 그는 인천방송 극회 탤런트 1기로 방송·연예계에 진출했다. 이후에는 연기를 지도하면서 많은 배우들이 그를 거쳐 갔으며, 홈쇼핑 쇼호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는 아나운서 아카데미 등을 통해 화법·화술을 가르치거나 레크리에이션·웃음치료·노래교실을 비롯해, 프리젠테이션 스킬 및 리더십 등 대중 앞에 서는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행사 진행자일 뿐만 아니라 대학과 기업에서 사람들을 교육하는 강사로 15년 넘게 활동해 왔다.

“공부 게을리 할 수 없어”

성대원씨가 당진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6년 월드컵 응원전의 사회자로 초대되면서부터다. 13년 넘게 수도 없이 당진을 오가면서 지금은 당진사람보다 당진을 더 많이 안다고 자부한다.

지역에 어떠한 단체들이 있는지, 제철 특산물은 무엇인지, 각 읍·면의 문화와 역사적 특징은 무엇인지 행사에 필요한 정보는 물론이고, 해나루쌀이 전국 몇 개의 마트에서 판매되는 것까지 알 정도다. 단순히 지역 곳곳의 행사를 도맡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지역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한다. 이것이 그가 오랫동안 지역주민들에게 사랑받고, 계속해서 그를 찾게 하는 비결이다.

“정말 많이 노력해요.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자원부터, 별자리·띠도 외우고, 최근 트랜드와 유행어까지 세대와 분야를 불문하고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데 필요한 정보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여러 행사에 참여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도 많다. 특히 수년 전 왜목마을에서 불꽃축제를 했던 당시에는 음악 없이 불꽃이 터진 적도 있고, 해넘이·해맞이 축제 때는 길이 너무 막혀서 초대가수가 행사장까지 진입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자 배를 띄워 바다로 들어온 적도 있다.

또한 한진포구에서는 사회를 보는 중에 무대가 쓰러져 위험천만 했던 순간도 있었다고. 예상치 못했던 여러 상황들을 겪으면서 위기의 순간을 순발력 있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 또한 그가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과 경륜 덕분이다.

출연료 적을수록 더 열심히

행사의 사회를 맡으면서 그가 꼭 지키는 원칙이 몇 가지 있다. 우선 행사에 참여한 관광객 등 참가자들에게 넉넉한 인심을 쓰는 것이다. 사회자가 행사를 진행하면서 재량껏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선물들을 아끼지 않다.

즐거운 시간을 갖기 위해 일부러 축제 현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풍성하고 넉넉한 마음을 전해준다면 좋은 기억을 안고 다음 축제에 또 찾아오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아이들과 노인들, 그리고 다문화 결혼이주여성들이 있다면 이들은 빼놓지 않고 챙기는 편이다. 축제를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관객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 속에 직접 참여하고 녹아들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또 다른 원칙은 출연료가 적을수록 더 열심히 하는 것이다. 복지시설 등 예산이 넉넉지 않은 행사는 어쩔 수 없이 사회자를 섭외할 때 적은 비용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성대원씨는 그러한 행사일수록 더욱 신경 써서 진행한단다.

어떤 경우엔 자신이 받은 출연료를 고스란히 기부하고 돌아올 때도 있다. 그는 “출연료가 적을수록 더 제대로, 확실하게 보여주려고 한다”며 “사람들은 자신이 지불한 금액만큼, 그 정도 수준에서 출연자를 평가하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출연료가 적기 때문에 저 정도 수준이야’라는 평가를 받고 싶지 않다고.

물론 서운하고 안타까운 순간도 있다. 식당예약을 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노쇼’와 같이 봄·가을 행사가 많아 바쁜 시기에 갑작스러운 취소는 매우 당혹스럽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행사가 취소되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입찰경쟁에 따른 ‘가격 후려치기’로 인해 구두상으로 계약을 해놨다가 갑자기 이벤트 업체나 사회자를 바꿔버리는 것이다.

그는 “이럴 경우 사회자 뿐만 아니라 이벤트 업체나 기획사에 소속된 수많은 스텝들이 일거리를 잃게 된다”며 “이러한 일이 부디 없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간혹 사회자와 공연자들을 ‘딴따라’로 보는 시각이 있어 하대하거나 존중하지 않는 모습이 보일 때면 정말 속상하다”면서 “나름대로 프로의식을 갖고 즐거운 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주최 측과 출연자가 갑-을 관계가 아니라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당진만의 특별한 축제”

한편 당진을 비롯한 충남지역은 물론이고 강릉·동해·삼척·양구·여수·고흥 등 대한민국 동서남북을 다니는 그는 여러 축제를 경험해온 만큼 당진지역의 축제 발전을 위한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지자체 차원의 축제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진은 각 읍·면·동에서 각각이 가진 특성들을 활용해 다양한 축제를 하는 점이 매우 독특하다고 전했다.

그는 “당진은 바다와 산, 논과 밭 등 다양한 자원을 갖고 있어 실치·바지락·감자·고구마 등 특산물과 자원이 풍부하다”며 “이를 잘 활용한다면 축제를 통해 주민들의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예산과 인력이 분산돼 행사에 대한 집중도와 파급력 또한 분산될 수 있다”면서 “축제의 타깃을 명확히 하고, 지역적 특색을 잘 담아내 특색 있는 축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대원 씨는 △양구의 배꼽축제 △안동의 탈춤축제 △성주의 참외축제 △화천의 토마토축제 △삼척의 평생학습 박람회와 그림책축제 등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또한 지난 2010년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해나루쌀을 주제로 한 축제를 열어 당시 22억 원의 농산물을 판매했던 것처럼, 지역을 넘어 소비자들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 등 기존의 생각의 틀을 벗어나는 기획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어딜 가든 흔하게 볼 수 있는 뻔한 행사보다 각 지역이 갖고 있는 자원을 활용한 특별한 축제를 만드는 게 중요해요. 부스도 다양화 하고 상징적인 시설물을 설치하는 등 타 지역의 여러 축제들을 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것도 좋은 축제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 성대원 씨는
– 에세바교육컨설팅 대표
– 중앙소방학교 외래교수
– 성균관대·한양대 교양 교수
– 축제·행사·레크리에이션 전문MC
– 화술·리더십·커뮤니케이션 스킬 강의
– 강사·아나운서·쇼호스트 육성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