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장관 “한반도 비핵화, 외교적 대화만이 해법”

앵커: 모스크바 비확산회의가 러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외무장관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외교적인 대화를 강조했습니다. 이날 기대를 모았던 남북미 대표간 의미 있는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 비확산회의(MNC)’ 본회의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의 핵 문제는 모든 관련 국가 간의 대화를 기반으로 한 외교적 수단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며 “우리는 워싱턴과 평양 간 대화의 노력이 시작됐을 때 중국과 함께 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특히 북핵 협상을 위한 6자회담 개최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 과정의 본격적인 시작은 상응조치를 기반으로 발전하는 정치적 협상과 주변국들의 개입이 있어야 가능하다”면서 “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단계는 먼저 로드맵, 즉 지침서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했고, 이제 실행계획은 6자회담 당사국들과 마무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미북 양국, 혹은 남북미를 위주로 진행돼 온 비핵화 협상에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일본까지 과거 북핵 6자회담 참여국들의 역할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미북 대화 재개와 더불어 남북 간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남북 철도사업 재개를 예로 들면서 “우리는 남북러 3국간 기반시설 사업을 지원할 준비가 돼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추가적인 요소로서 남북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조철수 북한 외무성 북미 국장은 이날 한반도를 주제로 한 회의에 참석해 미북 협상에 대해 진전이 없다며,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미국이 새로운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 국장은 “우리는 일을 진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북한이 단독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반응을 봐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에 많은 시간을 줬고, 올해 말까지 미국으로부터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것이 긍정적인 방법으로 발전하길 희망하지만 매일 시간이 지날 수록 기회의 창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 국장은 내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지 못할 경우 미북협상 전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는 미국의 국내 문제이기 때문에 앞서 나가고 싶지 않다”면서 “하지만 지금까지 미북 관계는 양국 정상의 사적 관계에 기반해 지탱되어 왔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조철수 국장 외에도 러시아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고르 마르굴로프 차관, 스웨덴의 켄트 해슈테트 한반도 특사, 미국 민간연구기관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수잔 디마지오 선임연구원이 발표자로 함께 했습니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대북특사 등도 참관했지만 북측 대표와는 간단한 인사 외에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국무부와 스웨덴 외무부는 북측 대표들과의 만남에 대한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 질문에 “답변할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