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의 성모 마리아는 왜 그리 젊을까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은 세계 최대 규모의 성당이다. 성당의 길이만 하더라도 220m에 이른다. 지붕을 덮고 있는 커다란 돔은 어른 80명이 껴안아도 부족할 정도다. 바티칸은 가톨릭의 총본산이며 그 자체가 하나의 도시국가다. 매주 일요일마다 교황이 직접 여기서 미사를 주관한다.
 
성 베드로 대성당을 바라다보면 우선 크기와 규모에 압도되어 말문이 막힌다. 이런 곳이 있나 할 정도로 경탄을 금할 수 없다. 유럽의 많은 성당들을 봤지만 여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먼저 ‘큐폴라’라고 부르는 거대한 반구형 돔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미사를 드리는 제단 수만 44개가 되는 대성당이다.
 
성 베드로 대성당은 돔을 머리로 두고 반원형의 회랑 두 개를 팔로 묘사함으로써, 두 팔을 벌려 사람들을 모아 들이는 모습으로 설계됐다. 르네상스의 가장 위대한 기념비적 건축물로 평가되고 있다.

미켈란젤로의 조각 작품 ‘피에타’
 
성당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행렬이 보인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성당 입구에 다다르면 미켈란젤로의 조각 작품 피에타(Pieta)를 발견할 수 있다. 오른쪽 첫 번째 예배당에 있다. 1972년 헝가리 출신 정신질환자 라즐로 토스가 망치로 파손한 사건 이후, 지금은 방탄 유리벽으로 보호되고 있다.
 

   
당시 로마 교황청 주재 프랑스 대사였던 ‘장 빌레르 드 라그롤라(Cardinal Jean Bilheres de Lagraulas)’가 실물 크기의 ‘피에타’를 만들어 달라고 미켈란젤로에게 부탁한다. 주문을 받은 미켈란젤로가 하나의 큰 대리석으로 주문을 받은 지 2년도 안 되어 이 걸작을 완성했다. ‘피에타’는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피에타는 성모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려진 죽어가는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무릎에 안고 있는 모습이다.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의 얼굴 모습은 자비로움과 슬픔이 함께 느껴진다. 그러나 너무 젊게 표현되어 있다. 거기에 비해 예수 그리스도는 너무 장성해 보여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미켈란젤로는 성모 마리아의 원죄없는 순결함이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말로 이 조각을 표현했다.
 
미켈란젤로의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서명이 있는 조각이다. 미켈란젤로는 24세 때 피에타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믿지 않자, 성모 마리아의 왼손바닥에 비밀리에 M이라는 철자를 새겨 넣었다는 게 역사학자들의 설명이다.
 
베르니니의 작품 ‘발다키노’
 
성당 내부로 들어가면 한눈에 보아도 웅장함과 화려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한낮에 돔으로 들어오는 빛 내림 모습은 환상적이다 못해 신성함까지 느껴진다. 먼저 바로크 조각의 거장인 베르니니에 의해 완성된 높이 29m, 무게 37t의 거대한 청동 구조물인 발다키노가 바로 앞에 보인다. 교황 우르바누스 8세의 명으로 만들어졌다.
 
발다키노는 옥좌(玉座), 제단, 묘비 등의 장식 덮개인 ‘천개(天蓋)’를 뜻한다. 순우리말로 ‘닫집’이라고 부른다. 성 베드로의 유골 위에 지어졌으며,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유일하게 교황만이 이곳에서 미사를 집전할 수 있다. 발다키노 아래에는 성 베드로의 묘와 역대 교황들의 묘가 모셔져 있다.
 

   
발다키노는 해마다 성탄 미사 때 TV 화면으로 많이 본 모습이다. 엄청나게 높은 청동의 기둥과 지붕으로 둘러싸여 있다. 지붕을 받치고 있는 네 개의 나선형 기둥은 우르바누스 8세를 상징하는 올리브 잎을 휘감아 장식했다. 기둥 받침대에는 우르바누스 8세를 위해 그의 문양을 새겨 넣었다. 지붕에는 네 명의 천사가 꽃으로 만든 화관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하고 있다.
 
높은 청동 기둥에 대한 일화가 전해진다. 발다키노에 쏟아부을 청동이 모자라자 기둥 안은 석회석 등을 개어서 쏟아부었다고 한다. 그래도 부족하자 하는 수없이 판테온 천장에 있는 청동을 모두 뜯어내어 만들었다. 판테온에 있는 청동을 뜯자 로마 시민들이 몰려가 교황에게 거세게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중앙 제대 뒤쪽 부분에 자리 잡은 베드로의 의자는 참나무 조각들을 모아 상아로 장식해 만들었다. 베르니니가 그 의자 위에 청동으로 장식을 더했다. 타원형의 창 안에는 성령을 상징하는 비둘기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장면이 새겨져 있다. 비둘기 주변으로 열두 부분으로 나누어진 스테인드 클래스는 예수의 12제자를 의미한다.
 
대성당 지하 무덤 출구 앞에는 오른쪽 발이 유난히 닳아있는 청동좌상을 볼 수 있다. 아르놀포 디 캄비오(Arnolfo di Cambio)가 제작한 베드로 성인의 청동좌상이다. 그의 발을 만지면 죄를 용서받고 복을 얻는다는 전설이 생겨나 많은 사람들이 만지고 지나간다. 하지만 만지는 게 아니고 발에 입맞춤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입구 왼쪽에 베르니의 마지막 작품으로 1678년에 완성된 교황 알렉산데르 7세 기념비 조각 작품도 있다. 중앙에 교황 알렉산데르 7세가 무릎을 꿇고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며 마지막 기도를 하고 있다. 주변에는 네 여인의 석상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들은 각각 정의, 현명, 사랑, 진실을 상징한다.
 
이들 중 왼쪽에 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은 사랑을, 영국의 성공회를 저지한다는 교황의 의도를 담고, 오른쪽 지구본에 발을 올리고 있는 여인은 진실을 상징한다. 기념비 아래에는 해골이 있는데, 해골이 들고 있는 것은 모래시계다. 모래시계는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발다키노 위 천장에 있는 큐폴라는 미켈란젤로가 죽은 지 23년이 지난 후 제자들에 의해서 완성되었다. 돔 내부는 화려한 프레스코화로 장식되었다. 돔의 안쪽 지름이 42m로 엄청나게 크다. 이중구조로 된 이 큐폴라에 오르면 열쇠 모양을 형상화하고 있는 성 베드로 광장과 로마 시내로 이어진 길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성 베드로 광장
 
성 베드로 광장은 낯이 많이 익은 곳 같다. 왜냐하면 해마다 크리스마스 때면 성탄 미사를 TV를 통해 중계하기 때문이다.
 

   
최대 30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광장의 주위는 엄청 높은 기둥들과 건물이 둘러싸고 있다. 그리고 건물 지붕 위에는 많은 수의 성인상 모습도 보인다. 140명이나 되는 성인상은 높이만 해도 3m에 이른다. 성 베드로 광장 주변 건물들을 보면 아무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규모가 크며 또한 그 위세에 압도당하는 기분이다.
 
지붕 위에 있는 성인상들이 주변을 경계하며 교황청을 수호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성 베드로 광장의 설계자는 이탈리아의 거장 지안 베르니니(Gian Lorenzo Bernini)이다. 거장다운 모습을 건물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건물 기둥 속에 들어가 보면 세상의 어떤 천재지변이나 인력으로도 무너뜨릴 수 없을 만큼 튼튼하게 설계되었음을 볼 수 있었다.
 
베드로가 순교한 광장 중앙에는 붉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오벨리스크가 있다. 이집트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 바로 옆에는 바로크식 분수가 대칭으로 놓여 있다. 오벨리스크와 분수대 중앙 부근 하얀색 대리석 보도블록 위에는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왜냐하면 여기서 회랑을 바라보면 4열이었던 원기둥이 하나로 보이는 독특한 광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바티칸에서는 운이 좋으면 교황이 창문을 통해 신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다.
 
[참고문헌]
남태우 <이야기로 돌아보는 유럽여행>
최상운 <잊지 못할 30일간의 유럽 예술기행>
정여울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
김영숙 <바티칸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
김지선 <바티칸 박물관 여행>
정보상 <유럽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