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 추락’ 이유를 말해주는 WEF 국가경쟁력 평가

세계경제포럼(WEF)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141개국 중 13위로 평가했다. 지난해보다 두 단계 높은 순위다. 2017년까지 4년 연속 26위였던 국가경쟁력 순위가 오른 것은 지난해 평가방식을 바꿔 광케이블 인터넷 가입자, 특허출원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항목을 추가한 탓이다.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그만큼 강한지는 의문스럽다. 정작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 경제에 대한 진단이다.

WEF 평가에는 우리의 고질적인 문제가 속속들이 드러난다. 노동시장 순위는 51위로 세 단계 하락했다. 고용·해고의 유연성은 102위, 노사협력은 130위, 정리해고 비용은 116위로 추락했다. 하나같이 꼴찌 수준이다. ‘노조 천국’으로 변한 마당에 기업의 활력이 살아날 리 만무하다. 기업활력 순위는 25위로 역시 세 단계 떨어졌다. 정부가 경제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부 규제에 따른 기업 부담은 87위, 규제개혁 법률 구조의 효율성은 67위, 조세·보조금의 경쟁 왜곡 영향은 61위로 하락했다. 정부 정책의 안전성도 76위에 지나지 않는다. 친노동·반기업 정책을 전면화한 후 노동시장은 더욱 경직되고 기업은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곳에 경제가 활짝 꽃필 리 만무하다. 세계 평균 성장률보다 크게 낮은 참담한 경제난은 그 결과다. WEF는 “정부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며 “도전하는 기업가정신 고양, 국내 경쟁 촉진, 노동시장 이중구조·경직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는 이렇다 할 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놓은 적이 없다.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드는 상황에서도 고비용·규제 혁파에 대해선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국무회의에서 “노동시간 단축이 내년부터 50인 이상 기업으로 확대되는 것에 우려가 크다”며 선제적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기업들의 경영환경 개선 요구에 화답한 모양새다. 하지만 근로시간 제한 외에도 많은 문제가 있다. 최저임금 인상, 세금 및 각종 부담금 인상, 친노동 규제 등은 모두 기업의 경쟁력을 추락시킨 정책이다. 정부는 WEF 평가를 직시해야 한다. WEF의 주문은 ‘고비용·규제의 늪’에 빠진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을 되살리라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노동·규제개혁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경제가 언젠가 회생하리라는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