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사이의 적당한 간격은 어느 정도일까

너무 자주 만나도, 너무 뜸하게 만나도 안 되는 게 친구 사이인 것 같습니다. 좋은 친구 사이의 적당한 간격은 과연 어느 정도 일까요?
 
저에게는 지난 10년 가까이 매달 한 번씩 만나온 지인이 있습니다. 더도 덜도 말고 꼭 한 번씩이요. 그렇다고 정기적인 모임 같은 건 아니에요. 그냥 한 달 정도가 되면 서로 만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만나면 근교로 나가 맛있는 밥을 먹고 예쁜 카페에 들어가 그간 밀린 대화를 나눕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런 만남이 형식적이고 건조해 보이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에는 아주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지금보다 젊었던 시절에는 좋은 친구가 있으면 자주 만날수록 좋다고 생각했어요. 말과 생각이 통하고 함께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친구라면 매일 만나도 좋을 거라고 말이죠. 그런데 한해 두해 나이가 들어가고 조금씩 더 지혜로워 질수록 관계에 있어서도 적당한 거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전형적인 내향성을 가진 저는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 에너지와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외향적인 성향의 사람들은 자주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창의적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수전 제인은 그녀의 책 <콰이어트Quiet>에서 내향성과 외향성에 대한 묘사를 다음과 같이 하고 있어요.

‘사색적인, 지적인, 책벌레, 꾸밈없는, 섬세한, 사려 깊은, 진지한, 숙고하는, 미세한, 내성적인, 내면을 향하는, 부드러운, 차분한, 수수한,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수줍음 많은, 위험을 싫어하는, 얼굴이 두껍지 않은’과 같은 성향은 내향성의 특징이라고요.

또 ‘활동적인, 원기 왕성한, 말이 많은, 사교적인, 적극적인, 위험을 무릅쓰는, 얼굴이 두꺼운, 외부를 향하는, 느긋한, 대담한, 스포트라이트 앞에서도 편안한’ 등의 특징들은 외향성에 관한 것들로 분류합니다.

물론 한쪽으로만 완전히 치우치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저의 경우는 상당 부분 내향성으로 기울어져 있어요. 친구 사이의 적당한 거리와 간격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도 바로 저의 이런 성향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을 향기 그윽한 오늘 10년지기 지인을 만나기 위해 외출을 했습니다.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 나누며 마음 시원한 하루였어요. 좋은 사람일수록 적당한 거리를 두고 오래도록 만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