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부정채용’ 김성태 딸, “정상적 절차인 줄… 아버진 몰랐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딸이 자신의 ‘KT 부정채용’ 의혹 재판에서 당시 채용 과정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2012년 KT 하반기 공개채용에서 서류접수 마감 뒤 지원했고, 인정석 시험에서 불합격했는데도 최종합격한 그는 이 같은 비정상적인 과정이 KT 관계자의 ‘호의’였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8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신혁재) 심리로 진행된 한국당 김성태 의원과 이석채 전 KT 회장의 뇌물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의원의 딸 김모씨는 “(당시 채용 과정이) 정상적인 절차라고 생각하고 그 과정을 이행했다”며 “이상한 점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이 사건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건 이날이 처음이다.

김씨는 2011년 KT 스포츠단에서 파견 계약직으로 일하다 2012년 KT 하반기 공채에서 최종 합격해 정규직이 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공채 서류 접수 마감 한 달 뒤에 지원서를 이메일로 제출했고, 인적성 시험 결과가 불합격인데도 통과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김씨는 “2012년 4월쯤부터 공채를 준비했었고,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해 친분이 있던 인사팀 직원에게 채용 관련 고민을 털어놓다가 지원서를 봐주겠다는 말에 지원서를 인쇄해 제출했다”며 “그 이후 인사팀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앞선 재판에서는 해당 직원의 증언이 있었다.

김씨는 ‘인사팀 직원이 왜 그런 호의를 베풀었다고 생각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한 사무실에서 1년 반 넘게 같이 지냈고, 같이 근무하면서 매일 인사하고 밥도 먹고 차도 마셨다”며 “이 정도 호의는 베풀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언론에서 내가 정규직 채용 사실을 미리 알았던 것처럼 보도됐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지난 재판에서 김씨가 정규직 채용 사실을 미리 알았던 것으로 보였다고 증언한 전 KT 인사팀장을 언급할 때 김씨는 잠시 울먹였다. 김씨는 또 “아버지는 2012년 당시 대선 일정과 국회 일정으로 바빴다”며 김 의원에게 KT 지원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피고인석의 김 의원도 딸의 증언을 보며 손으로 눈물을 훔치는 듯한 행동을 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2012년 국정감사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맡았던 민주통합당 신계륜 전 의원이 법정에 나와 김 의원을 두둔하기도 했다. 신 전 의원은 “당시 국정감사에서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국민적으로 관심이 높은 의제를 중심으로 관련된 인물들만 증인으로 채택했다”며 “이 전 회장은 은수미 의원 외에는 증인 채택 요구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신 전 의원은 또 “이 전 회장의 증인 채택에 김 의원이 나서서 반대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김 의원이 당시 새누리당의 당론에 따라 다수 기업인의 증인채택을 일괄적으로 반대한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재판을 마친 뒤 딸이 증인으로 출석한 소회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가 정치…”라고 말하다가 감정을 추스르는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김 의원은 “오늘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면서도 “오늘 법정 증언으로 그동안 정치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얼마나 국민을 혼돈으로 빠뜨렸는지 보여줬다”고 짧은 소회를 밝혔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